한 장면으로 담담히 두는 결
훌륭한 분이라고 길게 그리기보다, 제가 기억하는 한 장면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는 말이 많은 편은 아닌데, 한 번 한다고 한 건 티 안 나게 끝까지 하시는 분입니다. 거창한 일이 아니라, 집안의 작은 약속이나 정해 둔 일을 별말 없이 그냥 지키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그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쪽이라는 인상이 남았습니다. 아버지 한 분으로 저를 다 설명할 순 없지만, 돌아보면 말을 앞세우기보다 맡은 걸 조용히 끝내려는 편인 건 그 영향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소개해 달라는 물음에는, 존경한다는 말을 반복하기보다, 그냥 말 없이 지키시는 그 모습을 담담히 둡니다. 거창한 의미를 붙이기보다 실제로 본 그대로 말씀드리는 게 솔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미화하지 않고 한 장면으로 그분의 결을 담담히 비춘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