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상황에서의 윤리적 판단 + 한계 인정
의사윤리에 대해 가장 실감했던 순간은 인턴 때 응급실 당직 중 보호자가 환자 정보를 요청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환자 본인은 의식이 없었고 보호자는 분명히 걱정하는 상태였는데, 그 정보를 얼마나 어디까지 공유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과서적인 답을 당장 떠올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 저는 일단 멈추고 상급자에게 확인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그게 맞는 판단이었지만, 그 순간에는 내가 아는 것과 행동해야 하는 것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윤리적 판단은 기억해둔 원칙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처음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를 매번 확신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생기면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팀과 함께 판단하는 방향을 기본으로 유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