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 실습에서 경청과 함께 있음의 가치 발견
졸업 임상실습 중 말기암 진단을 받은 60대 환자를 주로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회진이 끝나면 금방 자리를 비웠는데, 환자분이 먼저 "오늘은 조금 앉아 있어 줘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매일 회진 후 10~15분씩 침대 옆에 앉아 그날 컨디션부터 천천히 여쭤보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환자분은 통증보다 가족에게 못 전한 말이 더 무겁다고 하셨고, 저는 조언 대신 천천히 끄덕이고 눈을 맞추는 것을 택했습니다. 침묵이 길어지면 손을 살짝 잡는 것으로 대신했고, 말이 없어도 그 자리에 있는 게 의미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나중에 담당 선생님이 "그게 제일 어려운 거야"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한참 남았습니다. 심리 지원에서 기법보다 앞서는 건 함께 있어 주는 것이라는 감각을 그 실습에서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