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동시통역에서 가속어 처리가 어려웠던 경험
한일 동시통역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발화자가 빠르게 쏟아내는 숫자와 고유명사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었다. 컨퍼런스 통역을 맡았을 때 발표자가 예상 속도보다 빠르게 읽어 내려가면서 제품 모델 코드와 수치가 연속으로 나오는 구간이 있었다. 앞 문장을 옮기면서 다음 문장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숫자가 겹치면 둘 다 놓치는 경우가 생겼다. 대처 방법으로는 숫자는 원어 그대로 먼저 내보내고 맥락을 이어 붙이는 방식을 쓰기 시작했다. 또 사전 자료를 받으면 모델 코드와 수치를 미리 발음 연습하는 루틴을 넣었다. 이후로는 같은 구간에서 막히는 빈도가 줄었다. 이 경험으로 통역은 언어 실력보다 상황 대비와 처리 전략이 실전 품질을 결정한다는 걸 배웠다.